[뉴스엔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던 이범우(46)씨가 지난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 숨졌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특수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 공장 등에서 근무하다 림프 조혈계 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32명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백혈병 등으로 사망한 환자 및 유족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단체 반올림과 두 달째 직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4차 대화까지 뚜렷한 성과없이 공전하는 상황에서 사망자가 추가 발생, 협상 타결은 더욱 안갯속 국면이다.
이 씨는 23년간 이 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으며,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위험이 있어 위험한 업무로 지목됐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결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사용하는 에폭시 수지류 화학물질 부산물인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전자 온양공장 노동자 피해사례는 4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 등 림프 조혈계 질환 피해제보는 12명이다.
삼성전자는 애도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동고동락한 동료를 잃은 것이 회사의 가장 큰 슬픔"이라며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재발방지 관련 독립적 제3의 기구에 종합진단을 맡기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올림측은 반도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화학물질부터 공개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우선 협상에 참여 중인 8명에 대한 보상 문제부터 한달 내로 신속히 해결하자고 제안한 반면 반올림은 산업재해 보상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해야한다고 맞서고 있어 협상은 장기화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