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52) 대표 등 경영진 3명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30일 발부됐다.
이날 박 대표 등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행위가 중대하고 구속사유와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모 부사장과 강모 재무이사에 대해서도 영장이 발부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홍콩 등 해외 지사에서 수출대금 액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1조3000억원대의 해외매출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관세법 위반)를 받고 있다.
모뉴엘은 허위 명세서와 가짜 신용장 등 조작된 서류로 수출채권을 발행해 국내 금융사에 할인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뉴엘은 이 같은 방식으로 판매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또다시 허위로 매출을 꾸며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돌려막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수법으로 모뉴엘이 금융권에서 빌린 담보·신용대출 규모는 기업은행 1500억원, 산업은행 1250억원, 수출입은행 11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의 가공공장이 있는 것처럼 홍콩에 100만달러(약 10억5천만원)를 투입해 창고와 위장조립공장을 마련하고, 실물 이동 없이 허위 수출입을 반복하기도 했다.
모뉴엘은 홍콩에 있는 위장 조립공장에 은행이나 회계사무소의 실사가 있을 때 현지인 30여명을 긴급 고용해 조립라인과 공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도록 연출하고, HT PC 4만여대와 빈 상자를 창고에 쌓아 가동 중인 공장으로 위장했다.
국내에서는 하청 조립공장에 신형 부품을 갖춘 전시용 제품 30여대를 별도로 준비해 이를 보여주면서 실제 거래되는 제품인 것으로 속였다.
검찰은 이 외에도 부품 수입대금 관련 서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40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외재산도피)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자신이 관리하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하고, 이 가운데 446억원을 빼돌려 브로커 로비자금, 주택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120억원대의 개인 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국내외 카지노 도박 자금과 제주도 개인 별장 구입, 연예기획사 투자 등에 사용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 대표가 자사 제품을 구입한 업체로부터 받은 대금의 일부만 부품업체에 주고 나머지 차액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해외계좌를 통해 2조8000억여원을 미신고 거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 대표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정확한 허위매출 규모와 국외재산도피 의혹 등을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대출사기 혐의 등으로 박 대표에 대해 진정한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이송 받아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