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비대위 겨냥 “아이들까지 정치하나?”
전여옥, 비대위 겨냥 “아이들까지 정치하나?”
  • 박종호 기자 pjh@abckr.net
  • 승인 2012.01.04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엔뷰]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이준석 비대위원 사이의 신경전이 연일 화제다. 방송과 홈페이지, 트위터 등을 통해 ‘들러리’, ‘변절자’, ‘아이들까지 정치하나?’ 등 두 사람간의 설전이 극에 달한 듯하다.

여기에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개도 하는 정치, 소라고 못 하겠어요?’라며 이 비대위원을 거들었다.

앞서 전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 비대위원을 “들러리”라고 표현했으며, 이 비대위원은 지난 2일 한 TV에 출연해 전 의원을 “변절자”라고 지적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일 전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이들까지 정치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비대위원과 함께 이를 선정한 한나라당 비대위를 싸잡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글 전문


 

아이들까지 정치하나?


새해 첫 날,

한 언론의 논설위원과 점심을 했다.

늘 참신한 아이디어가 샘솟는 괜찮은 사람이었다.

굳이 새해 첫 날부터 머리 아픈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말했다.

한나라당 비대위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치라는 것이 퍼포먼스가 분명 아닌데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 옆에 있던 이가 거든다.

‘근데 26살이라고 해도 아이는 아이에요.

거짓말을 해도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하는게

우리 아들 같아요.

비대위 젊은 친구-

처음 유승민의원실 인턴으로 있었느냐고 할 때

아니라고 했어요.

그러다가 다시 확인하자

아까는 정신없어서 그랬다고 했는데

글쎄 86살이면 몰라도 26살이면 말이죠.

수애처럼 치매시작인가? 했죠.’

내가 봐도 그렇다.

한 연초 신문 인터뷰에서 이준석 비대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인턴 생활을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실에서 했다.

이게 비대위원 발탁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2004년 여름 석 달가량 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 명부를 보니

유 의원이 경제학 박사인 데다

여의도연구소장도 했다.

경제 관련 정책을 경험하고 싶어

그 방을 선택했다.

이후로 사석에서 뵐 이유도 없었다.

유 의원이 아버지와 친했던 것은

최근에야 알았다.

솔직히 말해 요즘 내 또래가

아버지 친구분이 누구인지 어떻게 아나.”

나도 인턴을 많이 썼지만 본인이 능동적으로

직접 한나라당 의원명부를 찾아보고

이 사람 인턴해야지하고 찾아온 인턴은 없었다.

다른 방도 없을 것이다.

대개 인턴모집 공고를 보거나 알음알음으로,

예를 들면 아버지 친구라던지 하는 연줄로 온다.

인턴이기 때문이다.

인턴가운데 1년 계약직도 있지만 이준석씨 경우는

방학때 석달했으니

굳이 채용이나 모집공고를 보고오기 보다

연줄로 오게 된다.

그리고 경제관련 정책을 경험하고 싶어서라?

인턴이 아니라 정책보좌관을 할 요량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매우 정치적이다.

문제는

‘유의원이 아버지와 친했던 것은 최근에야 알았다.

솔직히 말해 요즘 내 또래가 아버지 친구분이 누구인지 어떻게 아나?’

라는 대목이다. 정말 그럴까?

아버지 친구를 누군지 모를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남자들의 그 끈끈한 세계에서?

그것도 다 좋다고 하자.

이준석씨는 아버지 친구 분을 모르는 요즘 자기 또래라 치자.

그런데 아버지는?

아들이 여름에 석 달동안 국회에서 인턴을 했다고 한다.

세상에 어느 아버지가 자기 아들이 국회를 석달동안 출퇴근을 하는데

어느 의원밑에서 일하는지도 모를 수 있을까?

친한 친구가 아니라도 누군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 아들이 서로 원수지간도 아닐진대 말이다.

더구나 본인 입으로 아버지와 유의원인 친했던 것을

무려 7년이 지난 뒤에 비대위원으로 들어오면서 알았다고 했다.

그것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

일관성을 위해서는 최근에도 몰랐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아이는 확실히 아이죠. 아이다워요.

저는 그런데 아이들까지 이렇게 정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정말 싫어요.

사실은 정치한다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가슴 아프구요.’

그러자 논설위원이 내 말을 받는다.

‘난 애들까지 정치하는 게 싫어요.

왜 아이들까지 끌어들여서 정치를 하죠?

아이돌이 연예계를 휩쓰니까

정치에도 아이돌이 필요한 건가요?

정말 얄팍함에 화가 나요.

아이들이 정치할 때냐구요.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실험하고 좌절도 하고

그렇게 성장기를 거쳐야 하는데-

아이에게 떡하니 비대위원이란 완장을 채워서

카메라 플래쉬를 받게 하고-

자식을 둔 부모라면

그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알겁니다.’

참으로 정치적이다.

문화혁명때 마오쩌퉁은

15-18살짜리 소년들에게 완장을 채웠다.

그들의 이름으로 홍위병-

그 아이들은 개혁과 혁명이란 말을 외치며

모택동어록을 흔들어대며 세상을 뒤집어 엎었다.

배움에 대한 존경을 배워야 될 시기에

지식인을 조롱하며 침을 뱉었다.

땀의 신성함을 알아야 할 때

지주계급 출신이라며

이미 잃을 것도 없는 이들을 짓밟고 때려

많은 사람들을 숨지게 하거나 자살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소년급제처럼 재앙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되어버린 연예인은

마약에 손대거나 자살한다.

건강한 무명생활을 겪었다면

그의 영혼도 건강했을텐데 말이다.

26살에 집권정당의 최고위원급인

비대위원이 되어버린 26살의 이 청년-

소년급제의 비극을 겪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게다가 그는 지금 공부해야 하고

그가 했다는 벤처기업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시원찮은 경기상황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아이들까지 정치에 끌어들인 한나라당이다.

성실하게 한 계단 한 계단 밟아야 되는

26살 젊은이를 벼랑 끝에 세웠다.

아무리 급해도

아이들까지 정치에 끌여들여야 하나?

어른답지 않은, 진정한 정당답지 않은 일을

한나라당이 쇄신이란 기치아래 했다.

후일 더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을

정치퍼포먼스이다.

2012년 1월 3일

전여옥 올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95-1. 3층. 뉴스엔뷰
  • 발행·편집인 : 전용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함혜숙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심의 준수 서약사
  • 대표전화 : 02-2632-9688
  • 팩스 : 02-718-1113
  • 日本支社 : 81-6-6210-3609
  • 제보 : 02-2632-9688
  • 광고문의 : 02-6959- 3091
  • 기획 취재팀 : 02-6959-3092
  • 제호 : 뉴스엔뷰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10543
  • 등록일 : 2012-10-26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420
  • 등록일 : 2010-11-18
  • 뉴스엔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뉴스엔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bckr.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