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인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가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신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42분경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확인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몰랐다. 검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출시한 건) 저희가 아니고 SK의 가습기 메이트다"며, "인산염을 첨가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신 전 대표와 함께 당시 제품 개발·제조의 실무 책임자였던 연구소장 김모씨와 선임연구소장 최모씨 등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검찰은 이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대표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의 위험성을 인지한 시점과 인체 위험성을 알게 된 뒤 회사 차원에서 내린 조치 등을 조사하고, 소비자들이 제기한 부작용 호소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김씨와 최씨를 상대로 제품 개발 당시 필요한 안전 검사 등을 시행했는지, 2003년 원료 제조업체 SK케미칼로부터 흡입 독성이 명시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넘겨받고도 이를 무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옥시 인사담당 임원을 시작으로 민원담당, 마케팅 담당 직원 등 모두 9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옥시가 2001년부터 판매한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으로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 221명 중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177명, 이중 사망자는 7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에도 이 회사 마케팅 담당 전·현직 직원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옥시가 자사 가습기 살균제 제품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인체에 무해하다'고 광고해 온 경위 등을 파악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옥시 외에도 롯데마트(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버터플라이이펙트(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의 과실 책임자들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