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사람 우선 통합 … 바닥 민심을 고려해야
아세안, 사람 우선 통합 … 바닥 민심을 고려해야
  • 정윤종 기자 kask68@abckr.net
  • 승인 2016.07.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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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뷰] 브렉시트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였다.

▲ 오바마와 아세안 정상들 ⓒ뉴시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아세안 국가들의 통합과정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교훈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이 “아세안의 통합은 엘리트 중심이 아닌 노동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렘봉 장관은 “아세안의 무역 장관들은 브렉시트를 우리를 일깨우는 자명종 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계기로 경제공동체의 무역협약과 규약들을 좀 더 사람 친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노동자들과 취약계층을 돌보는 방법이 ‘낙수효과(trickle-down)’에만 기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렘봉 장관은 이어 “아세안에 브렉시트와 유사한 위험이 있다. 아세안 역시 엘리트 중심의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 사람 중심으로 통합을 이루기 위한 시간과 돈, 노력을 충분히 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은 지난해 12월 31일 상품과 서비스, 자본,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표로 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를 출범시켰다. 6억3000여 만 명의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2조 5000억 달러 규모의 단일시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연간 무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조2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AEC출범과 함께 아세안 회원국 간 관세장벽은 대부분 철폐됐다. 2025년까지 비관세 장벽도 단계적으로 없앨 계획이다.

아세안과 EU의 통합 과정은 종종 비교의 대상이 되곤 했다. 아세안의 통합 속도는 EU에 비해 아주 더뎠다. 어떤 협상이든 데드라인을 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통합의 타임테이블, 인력의 자유이동 등 민감한 이슈들에 관한 결정은 에둘러 피해가는 유연한 협상 등이 오히려 아세안의 결속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일고 있다.

아세안의 리융융 국장은 앞으로 브렉시트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지만 아세안이 현재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세안 자체의 보폭으로 통합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만의 보폭과 속도로 통합을 해야 한다. 우리는 서방국가들이 우리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리 국장은 “아세안 차원의 시각을 떠나서라도, 브렉시트의 교훈은 바닥 민심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세안이 그동안 이런 접근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 온 이유다. 공동체를 먼저 세워야 한다.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함께 번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리 국장은 브렉시트가 아세안에 미치는 파급과 관련해 “우리는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해야 하다. 영국은 이제 더 이상 EU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EU 측에 브렉시트 이전에 아세안과 EU 간 FTA 협상을 시작하자는 뜻을 전했다. 브렉시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정책 결정자들이 앞으로 한 걸음 내딛기 전에 앞으로 유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전권대사는 아세안에 미치는 브렉시트의 여파는 여전히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 환경을 좀 더 불확실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다. 브렉시트는 아세안의 통합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EU는 이제까지 좋은 본보기라기보다는 나쁜 사례만을 보여주었다. EU 스스로 좋은 모델이라고 스스로 착각했을 뿐이다. 우리는 항상 EU 모델이 비현실적이고, 유토피아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세안은 1967년에 설립됐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 본부의 직원은 300여 명인 반면,  브뤼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3만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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