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진경준 검사장이 혀를 내두르게 하는 수법으로 재산을 불려왔다는 사실이 이금로 특임검사팀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진 검사장이 검찰 내 최고 재력가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뇌물'이었다. 결국 뇌물을 받아 재산증식을 해온 사실을 감추기 위해 특임검사팀 수사 직전까지도 거짓말을 일삼은 셈이다.
29일 특임검사팀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주식을 이용한 재산 증식 뿐만 아니라 가족 여행과 자동차 운행까지 모두 남의 돈으로 생활했다.
우선 진 검사장의 주식 투자는 모두 남의 돈으로 했거나 남의 계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이뤘다. 2005년 6월 넥슨 주식 매입이 시초였다. 당시 진 검사장은 넥슨 돈 4억2500만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샀다.
하지만 넉달 뒤 진 검사장은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4억2500만원을 다시 받았다. 넥슨 주식을 살때 빌린 돈을 갚으라는 명목이었다.
진 검사장은 이듬해 10월 넥슨 주식을 S사에 10억원에 팔았고 한달 뒤 8억5370만원을 주고 넥슨 재팬 주식으로 갈아탔다. 진 검사장은 검사장 승진 후인 지난해 이 주식을 모두 팔아 126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
진 검사장은 2011년 F사 주식을 4000만원에 산 적도 있다. 이 거래엔 차명계좌가 동원됐다. F사 주식은 지난 1월 1억25000만원에 팔았다.
진 검사장은 2014년 11월부터 올 해 7월까지도 주식거래를 했다. 이 무렵 주식거래에 사용한 금융계좌도 타인의 것이었다.
진 검사장은 남의 돈으로 주식 거부가 됐음에도 지출엔 상당히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 경비도 김 대표에게 대납토록 한 것이다.
그가 2008년 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타고 다닌 차량은 제네시스였다. 이 차량은 넥슨홀딩스가 리스를 해줬고 사용료 1900만원도 모두 넥슨홀딩스가 지불했다. 진 검사장은 리스기간이 끝난 뒤 3000만원을 주로 차를 인수했는데 역시 넥슨홀딩스가 돈을 대줬다.
진 검사장은 가족 여행 비용까지 대납토록 하는 뻔뻔함도 보였다. 그는 2005년 11월~2014년 12월까지 총 11회 해외여행을 갔는데 비용은 모두 김 대표가 댔다. 5000만원 상당으로 1번에 평균 450만원짜리 여행을 다녀왔던 것이다.
11번의 가족 여행 중 3번은 김 대표가 동행했다. 단순한 항공료 지원 뿐만 아니라 여행경비 일체를 지원했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여행 경비는 김 대표가 이용하는 여행사를 통해 대납됐다"며 "(여행사가) 김 대표와 진 검사장 관계를 아니까 (진 검사장이) 얘기하면 (김 대표가) 나중에 보전해주는 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진 검사장은 자신의 처가까지 범죄에 끌여들였다. 2010년 대한항공 부사장 서모씨에게 처남 강모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청소용역을 주도록 해 돈을 벌었다.
진 검사장의 뻔뻔함은 특임검사의 수사 개시 직전까지 계속됐다. 그는 넥슨 주식 매입 자금이 뇌물이었음에도 이를 감췄다. 진 검사장은 마치 장모인 조모씨로부터 받은 것처럼 끝까지 거짓행세를 했다. 그는 올해 4~5월 공직자윤리위에 소명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은 거짓말을 3차례나 반복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대한민국 검찰 역사상 최대 수치다"라며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