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동양경제] 삼성전자 옛 협력업체인 엔텍의 채권단이 이틀째 신라호텔을 점거농성 중인 가운데 여태순 엔텍 대표가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신라호텔 로비에서 삼성전자가 전날 밝힌 해명자료에 대해 왜곡됐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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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여 대표는 "자신이 지원산업사를 운영하던 2000년 초 삼성전자에서 냉장고 부품 아웃소싱을 제안했다"며 "자신이 투자를 망설이자 아웃소싱 내부문건까지 보여주며 설득해 광주시에 엔텍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삼성은 첫달만 22만개 물량을 주고 이후 물량을 계속 줄여나갔다"며 "부도가 나기 직전인 2003년 9월 물량은 2150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량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당시 삼성전자 임원이었던 전모 그룹장이 회사를 나가면서 차린 중소기업에 모든 일감을 몰아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 대표는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설비매각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삼성측 주장에 대해서는 "약 5억원의 설비매각계약 중 1억7000만원만 이행한 것이 맞다"며 "나머지 3억여원은 우리가 직접 투자해 설비를 만들어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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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의 주장인 4억5000만원을 주고 이에 대해 합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일부 채권자에게만 지원해놓고 이것을 마치 다 마무리된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나머지 피해자들은 전혀 배상을 받지 못했고 더욱이 합의서를 공증할 때 자신은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합의서에 있는 서명도 자신의 서명이 아니다"라며 "필적 감정에서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측은 채권단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과거 합의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당시 여태순 엔텍 대표, 정우홍 감사 등과 작성한 합의서 원본을 공개하고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철저하게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합의서는 지난 2004년 12월24일 옥석호 삼성광주전자 대리인, 여태순 대표, 정우홍 감사 등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돼있다.
합의서에는 처음 납품할 당시인 2000년 7월 냉장고용 모타 설비 매각, OEM 공급 계약, 일반 구매계약 등과 관련해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합의사항에는 4억5000만원 지원하는 내용과 함께 엔텍 측은 △언론 등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삼성전자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이 건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외부에 공개·유포하지 않으며 △이 건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정부기관, 시민단체 등 제3자에게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합의서에 따르면 엔텍 측이 합의내용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부담하고 삼성전자로부터 지급받은 4억5000만원의 2배인 9억원을 배상할 책임도 부과했다.
이 합의서에는 여태순 엔텍 대표 본인이 자필 서명한 서명과 도장이 날인돼 있고 주민등록증 사본도 함께 첨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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