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동양경제] 올해 1분기 서민들의 카드론 연체율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은 2.42%로 전분기에 비해 0.41%p,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0.58%p 상승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자산 중 사실상 회수가 힘든 추정손실액도 전분기보다 500억원 늘어난 2810억원에 달했다.
롯데카드 연체율도 2%대를 돌파했다. 롯데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2.11%로 전년동기대비 0.15%p 상승해 지난해 9월(2.10%) 이후 가장 높았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p 상승한 2.8%로 카드업계 가운데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KB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 연체율도 1.49%, 2.26%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0.43%p, 0.85%p 올랐다. 우리은행 역시 2.42%로 0.75%p 상승했다.
카드론 연체자 중 다중채무자와 저신용층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사정이 더 악화될 경우 '부실화'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총 취급고가 1조3000억원 줄었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비중이 떨어졌는데도 연체율은 오히려 상승해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업카드사 7개와 겸영은행 13개를 모두 포함한 전체 카드사의 연평균 연체율은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카드사의 연평균 연체율은 지난 2006년 0.1%까지 하락했다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8%로 치솟았다. 이후 2년간 1%대로 하락했다가 지난해부터 상승 반전하고 있다.
아직 전체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대표 카드사 연체율이 2%를 웃돌고 있어 업계는 전체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금융위기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 연체율은 2009년 이후 2%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최근 이처럼 치솟은 이유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대출 상환이 제대로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중은행들이 대출규제를 강화해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린 것도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연체율은 최대 5% 정도"라며 "그 동안 연체율이 너무 낮아 상대적으로 급등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카드론 연체율이 향후 큰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드론 연체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층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다중채무자의 연체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엔 서민들이 카드론보다 금리가 더 높은 대부업과 사채시장으로도 내몰리고 있어 가계부실이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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