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한국석유공사가 수영장 건립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개장을 계속 보류하는 모습에서 지역사회를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4년 10월 울산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당시 사옥을 짓는데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호화 청사라는 뭇매를 맞았다. 그 청사 지하에는 길이 25m의 8레인 규모의 실내수영장이 들어섰다. 당초 석유공사는 재정적자가 우려되는 수영장 건립을 백지화하려고 했지만 울산시와 중구청이 지역주민을 위한 생활체육시설 개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 우여곡절 끝에 건립됐다.

하지만 2015년 2월 수영장 개방을 앞두고 석유공사가 국제유가 급락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수영장 개방은 보류됐다. 이후 석유공사 사옥이 코람코투자신탁에 매각되면서 운영권 이관 협의가 중단됐다. 석유공사의 용역에 따르면 실내수영장은 회원 1000명에 월 이용료 5만5000원을 기준으로, 운영비 20억원에 매년 10억원의 적자가 발생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영장은 처음 지을 때부터 주민에게 개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건립에만 68억원을 들여 지었지만 운영비 문제로 2년 넘게 방치된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유령 수영장’ 신세를 면치 못하면서 각종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이에 중구청은 운영권을 이관 받아 적자를 감수하면서 직접 운영하는 것을 추진하는 한편 공사도 중구청과 운영권 이관을 위한 협약을 위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영장 조기 개장에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사가 돈이 없어 체육시설을 운영하지 못하다는 공사 측 주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직무유기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익명의 한 주민 관계자는 “애초 공사 수영장은 주민들을 위해 지어졌다. 이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수영장 개장에 따른 재정적 손익을 따지기에 앞서 사회적 편익과 공익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석유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중구청과 운영권 이관을 위한 협약이 진행중"이라며 "이 같은 지적이 오히려 부당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