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그동안 주도 해온 ‘LG 임원세미나’에 불참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등으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 이번 구 회장의 불참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는 또 LG그룹이 창업한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구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오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의아할 정도다.
대신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처음으로 회의를 주재하면서 일각에선 ‘징검다리 경영 승계설’ 등 추측이 무성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진과 임원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임원세미나를 열었다. 당시 눈길을 끈 대목은 이번 회의를 주재한 주인공이 구 회장이 아닌 구 부회장이었다는 사실이다.
구 회장은 지난 1995년 2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거의 빼놓지 않고 해당 회의를 주재해 오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 전문경영인 등 300~400명이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분기마다 실시해온 전통의 경영회의인 LG 임원세미나는 구 회장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회장 취임 전부터 의례적으로 진행해오던 월례임원회의를 지난 1998년 4월부터 오늘날의 LG 임원세미나로 바꾼 주인공인 것.
실제로 당시 구 회장은 경영체제 개편에 따라 종전의 임원월례모임의 명칭을 LG 임원세미나로 변경했다. LG의 기본철학과 사업 목표를 임원들에게 전달하기 모임에서 임원 간의 정보교류를 위한 모임으로 회의 성격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때부터 LG 임원세미나는 얼마 전 폐지된 삼성그룹의 ‘수요사장단회의’처럼 그룹 현안을 논의하고 신사업 발굴 등은 물론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하는 교양 강좌 성격도 띠게 됐다.
특히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후 재계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라 수요사장단회의도 폐지했지만, LG그룹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에 구 회장이 지난 3월 열린 올해 첫 임원세미나를 주재할 수 있었다. 때문에 LG그룹 관계자는 "이번에는 구 부회장이 회의를 주재한 것일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