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네이버가 첨단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맞춰 차세대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격적인 인수다. 네이버는 미국 제록스의 첨단기술연구센터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의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3분기 내 완료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복사기 제조사로 알려진 제록스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중심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XRCE는 모회사 전략에 따라 AI와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같은 미래기술 분야를 연구해왔다.
지난 3월에는 3D 지도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3D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 에피폴라가 네이버 품에 들어갔다. 에피폴라 기술력은 네이버가 진행 중인 자율주행, 로보틱스 연구개발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전문 기업인 사운드하운드는 지난 2월 네이버와 라인의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이밖에 일본계 벤처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와 공동출자해 AI 관련 기술에 투자한 건이나 국내 기초과학 학회와 협약 체결한 것, 나아가 지난해 투자 건까지 포함하면 네이버의 미래기술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짐작케 한다.
네이버는 자체 기술역량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네이버 내 기술연구조직으로 출발한 네이버랩스는 올해 1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그룹의 미래기술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에피폴라 인수도 네이버랩스가 진행했으며 지난 2월에는 국내 IT기업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실제 도로에서 주행 실험도 했다.
네이버의 기술 연구 결과물은 지난 3월 열린 서울 모터쇼에서 잠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장에서 네이버는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도로 위 사물과 위치를 파악해 차량 경로를 계획하고 측후방 영상에서 빈 공간을 판단해 차선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를 커넥티트 카로 바꿔주는 IVI플랫폼과 실내에서 자율주행하며 3차원 실내 정밀지도 제작할 수 있는 로봇 ‘M1’도 공개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클로바는 네이버의 AI 기술 결실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클로바가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 ‘웨이브’와 디스플레이디바이스인 ‘페이스’가 함께 출시돼 네이버 AI 상품 라인을 구축한다.
네이버가 이처럼 첨단기술 확보 및 신사업 강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4차 산업혁명 물결이 본격화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관련 산업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문재인 정권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을 국가적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측은 “오랫동안 준비한 기술플랫폼 프로젝트가 서서히 성과를 거두는 단계일 뿐”이라며 “현 정권 기조에 맞춰 특별히 투자를 늘리거나 인수합병을 강화하는 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