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에서 신생아와 영아 8명이 잠복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버젓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하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반은 해당 병원 신생아실에서 근무한 A간호사가 결핵 감염자로 확인됨에 따라 신생아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역학조사반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조사 대상 가운데 344명(43.0%)에 대해서는 결핵 검진을 마쳤고, 최종 결과가 나온 55명은 전원 정상 판정을 받았다. 이중 잠복결핵 검진은 319명(39.9%)이 받은 상태로, 결과가 나온 57명 중 8명(14.0%)이 잠복결핵 양성으로 진단됐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지만 실제 결핵으로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로, 전염성은 없다. 다만 이 중 10%가 추후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어 위험의 소지가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병원 측은 도의적인 책임은커녕 홈페이지에 사과문만 올려놓은 채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티니 게시판에는 “산모들 불안에 떨고 있는데 천하태평?”, “명확한 피해 대책을 내놔라”,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는 병원 측의 횡포다”, “신생아 볼모로 돈벌이 '급급'”, “안전불감증 심각”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결핵 검사 대상자에 산모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생아실과 모유 수유실을 수시로 드나들었던 일부 산모 역시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A간호사와 접촉한 산모가 산후조리원에 입실했다면 사태는 더욱 커질 소지가 다분한데도 병원 측과 질병관리본부는 아기 산모는 역학조사 대상자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공통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아기 어머니는 해당 환자와의 접촉 시간이 매우 제한적으로 역학조사의 대상자에는 해당이 되지 않지만, 원하는 경우 보건소에서 결핵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감염관리의 소홀도 지적사항이다. 해당 간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근무했으며 입사 당시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채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A간호사는 지난 5월에 잦은 기침으로 병원을 방문했고 의료기관에서 이를 결핵으로 의심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A간호사는 올해 병원에서 시행하는 직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었다. 결국 이런 안이한 분위기를 밑거름으로 결핵 대량 의심사태가 초래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 1회 실시되고 있는 건강검진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어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모네여성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보도자료 외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이 병원 신생아실에 근무하던 30대 간호사가 결핵 감염자로 확인됐다는 신고를 지난 6월27일 접수하고, 이 간호사가 근무한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지난달 23일 동안 신생아실을 거쳐 간 아기 798명을 대상으로 결핵·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