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의 ‘승계 전략’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샘표의 ‘승계 전략’ 이보다 좋을 수 없다
  • 이동림 기자 newsnv@abckr.net
  • 승인 2017.11.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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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신주청약 참여로 지배력 강화

[뉴스엔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집단에 눈길이 쏠린 사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중견기업은 서둘러 승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사진=뉴시스 제공>

일각에선 이를 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어물쩍 대물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샘표그룹도 마찮가지다. 실제 지주사인 샘표는 사업회사인 샘표식품 주주들을 대상으로 올해 1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샘표가 샘표식품 주주들로부터 샘표식품 주식을 넘겨받고 샘표의 신주를 발행해 샘표주식을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신주 발행 규모가 기존 발행주식의 25%에 달할 만큼 커 시장의 눈길이 쏠렸다. 신주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지배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오너일가는 신주청약에 대거 참여했다.

주목할 점은 이를 통해 승계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데 있다. 그 단서는 오너일가 중 박진선 사장과 아들 용학씨의 지분율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사장의 샘표 지분율은 33.67%로 수직상승했고, 용학씨는 4%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로인해 박 사장의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고, 용학씨의 후계 승계를 위한 사전 포석을 깔아두기에도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주주들로부터 넘겨받은 주식으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샘표는 이미 기존 발행주식의 30%에 달하는 자기주식을 갖고 있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오너 일가로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과 주식 맞교환 거래가 실질 지배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이미 다수의 중견기업이 기준이 바뀌기 전에 서둘러 지주사 전환을 하는 이른 바 '꼼수 승계'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 참여 주주와 신주 배정 규모를 통해 샘표그룹의 승계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샘표는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기존 샘표식품이 지주사 '샘표'와 식품사업부문 자회사 '샘표식품'으로 분할됐다. 이로인해 분할 후 지주사 샘표는 박승복 회장이, 사업회사 샘표식품은 장남 박진선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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