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문 캠프 낙하산 논란’에 불을 지핀 꼴이 됐다. 최근 윤 회장이 계열사에 이례적으로 ‘자문역 부회장직’까지 새로 만들어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김정민 부회장을 영입한 게 발단이 됐다.

‘문 캠프 낙하산 논란’에 불 지핀 KB금융지주
김 부회장은 부산상고를 나와 지난 1970년 국민은행에 입행했으며, 노조위원장과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KB부동산신탁 사장을 끝으로 2010년 KB을 떠났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인데다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김 부회장의 영입배경에 대해 순수한 의도로 해석해 달라는 입장이다. KB금융 홍보팀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KB맨’으로서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자문 역할 차원에서 영입됐다”면서도 항간에 떠도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자연스레 불똥은 KB국민은행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최근 국민은행은 상임감사위원을 선임하기도 전에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국민은행은 KB사태 여파로 지난 2015년 1월에 정병기 전 상임감사가 사퇴한 이후 3년 간 상임감사 자리가 공석상태다. (참고로 2009년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당시 KB금융 회장에 내정됐지만, 금감원 검사에서 ‘사후 중징계’를 받으면서 내정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KB금융, KB 상임감사 작업에 기름 부은 격”
당초 지난해 취임할 당시 허인 행장은 돌연 감사선임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해가 지나도록 선임을 미루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이전에 신임 감사를 선임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지만, KB금융이 논란에 불을 지피면서 감사도 낙하산 인사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보통 상임감사는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물을 선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감사 자리를 두고도 정치권에서는 정권 실세 간 알력이 극심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때문에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의 의중이 100% 반영된 인사를 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임감사 자격 요건으로 금융회사 등의 감사업무나 재무업무 등에 일정기간 근무한 경력을 고려한다고 명문화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새로 손질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계열사에 이례적으로 ‘자문역 부회장직’까지 새로 만들어 문 캠프에서 활동한 김 부회장을 영입하면서 KB 상임감사 작업에 불을 지핀 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