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 재벌총수 백태 ④]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
[미등기 재벌총수 백태 ④]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
  • 이동림 기자 newsnv@abckr.net
  • 승인 2018.02.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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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돌연 등기이사→미등기이사로 전환 ‘뒷말’ 무성

[뉴스엔뷰] 지난 2013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총수 일가의 보수가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세간에는 총수 일가의 등기임원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 내역을 공개하라는 내용으로 법이 개정되면서 특히 재벌 총수들이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대기업들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 것이다. 하지만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거나 등기임원 보수 공개 후 교묘하게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총수 일가에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권리는 누리고 싶고 의무는 피하려는 얄팍한 꼼수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편집자 주>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 <사진= 뉴시스 제공>

23년간 삼천리 이끈 ‘회장님’...한 때 그룹매출 3조 원대 진입 

지난 1955년 10월 설립된 삼천리그룹은 연탄, 코크스의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업으로 했다. 1984년 경인도시가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운 후 2002년 연탄 사업을 접으면서 도시가스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현재 경기도 남서부 13개시와 인천광역시 5개 구를 공급권역으로 확보하고 있다.

삼천리 전체 매출에서 도시가스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다. 이처럼 삼천리는 도시가스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며 덩치를 키워 왔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삼천리의 시장 점유율은 16.6%로 업계 1위다. 30여 개의 업체들 중 1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곳은 삼천리가 유일하다.

이 중심에는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이 있다. 이 명예회장은 1993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한때 그룹 매출규모를 10배가 넘는 매출 3조 원대 그룹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지난 1991년 삼탄의 인도네시아 파시르 유연 탄광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이후 그룹 회장으로 적극 지원해 연간 생산량 2200만 톤의 세계 5위 글로벌 탄광으로 성장시킴으로써 이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경제 가치가 13억 달러(1조4000억 원)에 이르는 등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3월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돌연 등기이사→미등기이사로 전환해 ‘뒷말’ 무성

그런데 고액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명예회장이 2년 전부터 등기이사에서 미등기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와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는 삼천리의 상장 계열사 중 어느 곳에도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지 않아 보수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15년 9억7500만 원을 수령해 개별 보수내역을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돌연 등기이사를 사임해 개별보수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사임 이후에도 미등기임원으로서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한 계열사서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하고 보수총액 기준으로 상위 5명에 포함될 경우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이 명예회장과 같이 뚜렷한 이유 없이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이후 미등기임원으로 회장직을 유지하는 경우, 개별보수 공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등기임원을 사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천리 측은 ‘경영 보폭을 줄이겠다는 이 회장의 뜻’이라는 입장이다.

삼천리 홍보팀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은 회장에 오른 지 23년 만인 지난 2016년 9월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면서 경영에 관여하는 폭을 줄였다”며 “책임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미래비전과 신규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미등기로 내려왔다”고 했다.

덧붙여 “삼천리는 2014년~2015년에 걸쳐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해 ‘한준호 회장(그룹 총괄) - 이찬의 사장(삼천리 총괄) - 강병일 부사장(삼천리 사업 총괄)’ 체제를 구축했다”며 “이 일로 ‘연봉 공개를 꺼려해 등기 임원직에서 물러난 대주주로 비쳐진다면 억울한 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해도 일각에서는 그동안 연봉을 공개하다 연봉공개를 하지 않은 임원에게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1956년생인 이 명예회장은 올해만으로 62세다. 23년 동안 회장직에 올라와 있으면서 공로가 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식적으로 환갑을 갓 넘겨 명예회장에 올랐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명예회장이라 함은 ‘모임을 대표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퇴직 후 명예로 주는 칭호’로 통상적으로 80~90대 원로 오너들에게나 붙는다. 이 명예회장의 부친이자 창업주인 고 이장균 명예회장(1997년 작고)도 칠순을 훌쩍 넘은 고령에 명예회장이라 칭호했다.

한 지붕 두 가족, 그룹 내 주력 계열사 두 가문 지분 ‘동일’

삼천리 그룹은 지난 1955년 고 이장균·유성연 명예회장이 함께 설립한 ‘삼천리연탄기업사’가 그 전신으로 두 창업주의 동업관계가 2대 째 내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삼천리그룹은 크게 두 창업주의 아들인 이만득 명예회장이 이끄는 삼천리 계열과 유상덕 회장이 이끄는 삼탄 계열로 나뉜다. 하지만 이 두 계열의 지주회사격인 삼천리와 삼탄은 각각 두 가문이 동일하게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 말 기준 삼천리의 지분은 이만득 회장 8.34%, 이만득 회장의 장조카(창업자 고 이장균 명예회장의 장남 고 이천득 부사장의 장남)인 이은백 전무 7.84%, 유상덕 회장 12.30%, 유혜숙 씨(고 유성연 명예회장 차녀) 3.88% 등으로 나타났다. 삼천리는 이 명예회장 일가와 유 회장 일가가 모두 16.18%로 소수점 두자리까지 동일한 셈이다.

한편, 삼천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2조3847억 원, 영업이익 603억 원, 당기순이익 384억 원을 실현했다. 계열사로는 삼탄, 삼천리엔지, 삼천리이에스, 휴세스 등 국내외 계열사 35개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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