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더페이스샵(LG생활건강)과 이니스프리(아모레퍼시픽)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은 브랜드숍 전성기를 열었던 미샤에게 1위 자리를 탈환한 지난 2013년 이후 줄곧 선두를 유지했지만, 지난 2016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에게 '로드샵 왕좌' 자리를 내줘 상황은 재역전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각각 5674억 원, 6420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이니스프리는 처음으로 더페이스샵보다 더 많은 매출액을 냈다. 이후 3년 연속 그 지위를 유지하며 격차는 더 벌어졌다.
수익성 차이는 보다 극명했다. 2016년 기준으로 이니스프리(1965억 원)는 더페이스샵(581억원)의 4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률은 25.6%로 더페이스샵(10.3%)보다 2.5배 높았다. 2012년 전만 해도 더페이스샵의 국내 매출액(3953억 원)은 이니스프리(2294억 원)의 약 2배였다. 이후 수 년 간 더페이스샵은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당시 업계 4~5위권에 불과했던 이니스프리는 더페이스샵에 대적할 상대조차 되지 못했다.
이니스프리가 더페이스샵을 따라잡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0억 원대였던 매출액은 이듬인 2013년 3328억 원, 2014년 4567억 원 등으로 매년 앞자리를 바꿔 달았다.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웃돈다. 제주한란, 제주 화산송이, 제주그린티 등 자연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탄탄하게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한 전략이 주효했다.
반면 더페이스샵은 성장세가 갈수록 둔화됐다. 2013년 24%였던 매출액 증가율은 이듬해 8%로 추락한 이후 2015년과 2016년 각각 1%, 5%로 주저 않았다. 지난 2년 간 이렇다 할 대표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며 로드샵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이니스프리의 선전은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코스비전을 통해 주력 제품을 생산, 원감을 절감시킨 노력과 맞닿아 있다. 이에 더페이스샵도 ‘연구개발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자체 생산률을 7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두 브랜드는 오랫동안 경쟁관계를 유지하며 화장품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브랜드숍의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의 선두 경쟁, 미샤와 에뛰드의 3위 다툼이 예상된다”며 “결국에는 히트 제품의 탄생 여부 및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효율화 결과가 승패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