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KT&G 정기주주총회가 오는 16일 열리는 가운데 백복인 사장 연임을 두고 안팎에서 심상치 않은 전운이 감돈다.

KT&G는 이번에 사장 선임 절차를 밟으면서 민영화된 옛 공기업의 폐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당장 KT&G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가 상식 밖의 사장후보 공모절차를 진행하며 ‘셀프연임’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KT&G 사외이사이자 6명의 사추위원 중 노준화 충남대 교수, 이은경 한국캘빈클라인 전무, 이준규 경희대 교수 등은 백 사장과 좀 더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난 1월 30일 사장 공모를 발표한 이후 불과 이틀 만에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사장 공모 절차의 경우 공지 후 최소 5일 이상 서류를 접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비하면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원 자격도 전·현직 전무 이상으로 한정해 외부에는 아예 문을 닫는 폐쇄성을 보였다. 이 때문에 백 사장의 측근들에 의해 장악된 사추위가 백 사장을 후보로 추천하기 위해 요식행위에 불과한 공모절차를 진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KT&G 홍보팀 관계자는 “사추위에서 ‘셀프연임’을 자초했다는 논란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박 사장의 공모절차도 독립적인 이사회에서 전문성을 고려해 추천했고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은 백 사장의 연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은행은 선임 절차를 문제 삼으며 백 사장의 연임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면서, 주주제안으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 2명을 더 확대하는 안과 함께 사회이사 후보 2명도 직접 추천했다. 연임에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주총에서 자칫 백 사장의 연임을 놓고 감정싸움과 기싸움으로 치 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G 관계자는 “주총에서 일어날 시나리오는 예측할 수 없다”며 “백 사장의 연임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