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폭염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8월 전력수급 전망 및 대응체계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산업부는 이날 “이번 7월 재난수준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었으나 전력공급은 아무런 문제없이 관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난수준’의 폭염이 지속되던 7월, 전력공급이 아무런 문제없이 관리됐을까?

이번달 일반 가구단지에 정전 사태가 발생한 일이 알려진 것만 해도 전국에서 여러 건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정전 당시 냉장고 안에 있던 음식 걱정부터 다음날인 월요일 출근 준비에 착오가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득했다.
지난 27일 밤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단지는 정전이 발생했다가 다음 날인 28일 오전 6시께 전력이 다시 공급됐다. 주민들이 긴 밤 열대야를 견디며 밤잠을 설친 것이다. 같은 날 인근 아파트에선 정전으로 인해 승강기에 한 10대 소년이 갇히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난 29일에도 고양시 식사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약 5분에서 10분 후 전기가 들어왔지만 얼마 뒤 또 정전이 발생했다. 두 번째 정전 이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안내방송을 했다. 방송 내용은 “이 일대 지역 일부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냉방기 사용을 자제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30일에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한 아파트단지 73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약 2시간 반 만에 다시 전기가 공급됐다.
전남 화순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30일 오후 10시께 화순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이 밝힌 아파트 단지 정전 사유는 기중차단기 과열로 인한 화재나 아파트 내부 변압기 노후 등이다.
산업부도 이와 관련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아파트 정전 사유는 전력 과부하로 인한 노후 변압기와 차단기 고장이 약 8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살펴볼 때 산업부가 내 놓은 전력 공급량 확보만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이날 본지는 산업부에 ‘전국 곳곳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백 장관이 전력 공급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 발언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질의를 했다. 홍보부서가 연결해준 관련 담당부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산업부는 ‘재난수준’의 폭염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아무런 문제없이 전력이 공급됐다고 발표한 것은 정전사태를 겪은 국민들에게 공감을 사지 못할 뿐더러 8월 전력수급 전망 및 대응체계 점검 회의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다음 달에도 이어질 폭염 속에 국민들이 전력 수급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