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그야말로 얼음처럼 차갑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중에서도 수출기업의 12월 업황BSI는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7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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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기업들은 현재 경기상황이 3년9개월 만에 가장 안좋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지수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얘기다. 반대로 BSI가 100 이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내리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원화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원화가치가 오르는 일명 ‘원고 현상’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이 물건을 팔아 똑같은 외화를 벌어들여도 원화로 바꾸고 나면 ‘환차손’으로 수익률이 줄어 채산성이 악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것에 대해 원화가치가 절상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100원선이 무너진 이후 1070원선까지 미끄러졌다. 급격한 ‘원고현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 대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전월대비 1포인트, 3포인트 상승한 72와 63을 기록했으며 내수기업은 3포인트 오른 66을 보였다. 전체 제조업의 업황BSI는 68이었다.
12월 업황 전망BSI도 70으로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이 지난 11월 예상했던 12월 경기 전망치보다 내달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기업들은 내수부진(25.0%)과 불확실한 경제상황(21.3%)을 기업경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어 수출부진(9.6%)과 환율(8.8%), 경쟁심화(7.4%)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응답을 선택한 비중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반면 내수부진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은 무려 3.6% 확대됐다. 수출이 나아지고 있는 반면 내수시장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비제조업의 12월 업황BSI는 68로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1월 업황 전망BSI 역시 68로 전월대비 3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과 소비자들의 경기 체감심리를 뜻하는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지난달과 동일한 87을 기록했다. 경제심리지수는 지난 10월 87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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