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인권운동가인 서경석 목사를 요주의 인물로 분류했음을 짐작케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럽 역사 탐방을 떠나던 북한인권단체연합회 공동대표인 서경석(사진) 목사가 13일 밤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에서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14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서 목사를 포함한 목사 32명은 '유럽사회와 기독교 역사 탐방'을 주제로 한 유럽순례를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던 중 경유지인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이 때 중국 공안이 신분과 여권 등을 확인한 뒤 조사할 것이 있다며 서 목사에게 사무실 동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주중대사관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 "서 목사가 현행범이 아닌 데다가 합당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을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항의했고 중국 당국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4시간 가량이 지난 오후 11시18분쯤 서 목사의 환승을 허용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서 목사가 감금되거나 억류된 상태는 아니었다"며 "서 목사가 직접 한국과 전화통화를 할 만큼 자유로운 상태였으면 환승이 허용된 뒤 서 목사가 중국 공안에게 항의하면서 체류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이와 관련, 서 목사 일행과 통화한 기독교 구호단체 '나눔과 기쁨'의 배영주 사무총장은 "중국 공안에게 서 목사 억류 이유를 묻자 '서 목사가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데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 구명운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답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중국 당국이 뚜렷한 이유 없이 외국인의 환승을 방해하며 '외교적 월권' 논란을 야기한 것은 서 목사의 탈북자 인권운동 등 북한인권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 목사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를 강제로 북한으로 되돌려보내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한편, 서 목사를 포함한 일행은 이번 역사탐방을 진행하면서 별도로 독일 현지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저지를 위한 유럽 순례단'을 만나 유럽연합(EU) 및 유엔기구, 각국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인권상황을 알리고 탈북자 강제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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