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당권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고문은 14일자 칼럼에서 "현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오는 7월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黨)을 구원하고 이 나라의 보수적 가치를 지켜낼 새로운 대물(大物) 리더십이 탄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이대로 가다가는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것이 뻔한데 '박근혜 대세론'에 함몰돼 당은 나 몰라라 내팽개친 상태로 가도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김 고문은 그러면서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 대권주자나 실력자들 가운데, 특히 김 지사가 대권을 포기하고 당권에 나서는 일대 정치적 단안(斷案)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인가. 이들이야말로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의 면목을 살린 사람들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적어도 이들이 당의 최고위에서 빠져 있는 한 명실상부한 지도부라 할 수 없다. 이들은 지금 대권에 올인하고 실패할 경우 자칫 정치적 낭인의 신세가 될 수 있다. 기껏 시장이나 지사 자리를 보전하는 데 급급한 정치인으로 비칠 뿐이다."라며 "지금 결코 유리해 보이지 않는 대선에 올인하기 보다 당권을 맡아 총선을 활기차게 이끌고 차기 정부의 유력한 견제자 내지 동반자로 성장하며 5년 후를 기약하는 코스가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그러면 결국 박 전 대표에게 카펫을 깔아주자는 것이냐고 하겠지만 박 전 대표와의 격차가 워낙 큰데다가 특히 김 지사에게는 전향(轉向)의 이미지를 씻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도 고려할 일이다."고 썼다.
김 고문은 "'본전'에 연연하는 정치는 퇴행적이다. 큰 정치는 '던지는 것'이다. 큰 정치에는 배짱과 베팅이 있다. 자기 자신을, 그리고 자기의 찬스를 거는 것이다. 정치는 꺾이는 맛이 있어야 신선하다. 지금 대권에 올인하는 것보다 당권과 여의도 정치를 돌아 자산을 늘린 뒤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야말로 늘품이 있는 정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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