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 현재의 지지율은 믿을 것이 못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이 지난 4·27 재보선 이전 수준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손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4·27 재보선 직후 14.3%를 정점으로 미세하게 하락하더니 7월 첫째 주엔 8.9%로 하락했다. 이는 정확히 4월 재보선 이전의 지지율로 돌아간 것이다.
8.9%에 불과한 손 대표의 지지율은 4월 경남을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주개혁진영으로부터 ‘분열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2%)와 불과 0.7% 차이다. 오차범위(±1.6%)를 감안하면, 70여석에 달하는 제1야당과 원내 한 석도 보유하지 못한 정당 대표 간의 지지율 차이가 사실상 없는 수치다.
중요한 부분은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 또는 지체된 시점이다. 5월 첫째 주 14.1%를 기록한 손 대표의 지지율은 그 다음주 11.8%로 떨어졌다. 이 시기는 민주당이 지난 4월 재보선 과정에서 야권의 정책합의서를 무시한 채 한-EU FTA에 대한 국회 비준을 한나라당에 합의해 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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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의 지지율은 5월 셋째 주부터 6월 내내 11.3%∼12.6%에 머물렀다. 이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선출로 인한 민주당에 대한 변화의 기대와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손 대표의 지지율은 7월 첫째 주 8.9%로 하락하며 재보선 이전 수준인 한자리수로 후퇴했다. 6월 넷째 째주는 KBS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민주당의 오락가락 행보가 극에 달한 시점이다. 민주당이 야당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갈지자 행보를 보일 때마다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주당은 여당의 문방위 법안소위를 날치기로 규정하며 전면전에 나서는 듯하더니, 6월 22일 한나라당과 전격합의, 같은 달 23일 합의 파기 등 갈지자 행보를 하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리얼미터 관계자 역시 “KBS 수신료 인상 등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으로 인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관측이 힘을 실어줬다.
더 큰 문제는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당이 또다시 8월 임시국회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8월 임시국회의 최대 현안이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이라는 점에서 손 대표의 지지율 하락 요인이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한미 FTA를 둘러싼 손 대표의 갈지자 행보는 손 대표뿐만 아니라, 덩달아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강경파들이“당 지도부가 문만 열어 준다”는 불만을 드러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 대권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권 후보 1위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보완재를 찾는 데 전력을 쏟고, 2위 이하의 그룹은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며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게 정치권에 알려진 상식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약점으로 작용하는 ‘서민 이미지의 보완’을 위해 한국형 복지 어젠다를 꺼낸 것도,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열세로 평가됐던 이명박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일하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본인의 강점인 유연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반면 그의 유연함은 이내 갈팡질팡 행보로 이어지며 약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달갑지 않은 이미지도 형성되고 있다. 손 대표에게 유연한 이미지는 중도층은 환영하나 전통적인 야당 지지자들에겐 결코 매력적이지 않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고 민심은 시간과 감동이 좌우하는 결과’라고 보면 결국 현재의 지지율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손 대표는 13일 동고동락 민생실천 발대식을 갖고 “토탄에 빠져있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들과 함께 민생을 살필 것”이라며 “시장은 공정하고, 노동은 차별 없게 경제개혁의 길을 가겠다. 민생과 내년 ‘총선승리-정권교체’의 길로 가자”며 감동의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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