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새누리당 내에 친이-친박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와 친박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 모습과 흡사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친이-친박 갈등이 완전히 사라진 듯 보였지만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와 전당대회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총선과 대선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두 세력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친이계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한나라당 후보로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 총선에서는 소위 친박 학살을 자행했다. 이로 인해 친이-친박 갈등이 증폭됐다. 그리고 친박계는 와신상담을 했고, 이에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친박계가 득세하면서 사실상 친이-친박의 갈등은 종식된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것은 거대한 착각에 불과했다.
6월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누리당은 친이-친박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우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친이-친박의 정면충돌이 일어났다. 황우여 대표 체제는 5월로 임기가 끝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6월 지방선거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5월에 새로운 당 지도부를 꾸리게 된다면 새 지도부가 6월 지방선거를 치르게 된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면 그 새 지도부는 엄청난 타격을 안아야 한다. 새 지도부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도부와 친박은 6월 지방선거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치르고 8월 전당대회를 열자는 것이다. 또한 5월15일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된느 등 일정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방선거와 당내 선거 시기가 겹치게 되면 당력과 국민의 관심이 분산될 뿐만 아니라 당내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되면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친이계의 생각은 다르다. 5월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5월 전당대회가 반드시 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친이계 인사들은 8월 전당대회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친이계는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했다. 그리고 의원총회 재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의원총회가 재소집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친이계가 전당대회 개최에 대해 워낙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에 갈등은 계속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친이계 인사는 “전당대회는 반드시 5월에 개최해야 한다.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는 이미 친박계가 상당히 많이 포진돼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방선거는 점입가경이다. 구주류 핵심으로 분류되는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정몽준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친박은 미국에 체류 중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중진차출론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현재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서울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중진차출론을 꺼내든 것이다.
문제는 중진 중 누구를 내보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친이계와 친박계는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인물을 내세우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방선거에서의 친이 친박 충돌이 박심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누가 있느냐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의중 즉 박심이 김 전 총리에게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돌면서 정몽준 의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정 의원은 자신도 친박이라면서 박심 논란에서 빗겨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박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것은 없다. 지방선거에 대통령이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심은 사실상 당내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지방선거에서 누군가는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박심 카드를 내세운 것이다.
그런데 그 박심 카드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친이와 친박의 갈등도 박심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경필 의원의 경우 중진차출론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힘든 지방선거 싸움은 친이계를 내세우면서 당권 장악에는 친박계가 나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그 승패를 가늠할 수 없다. 중진이 돼서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승리를 한다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친박계는 지방선거에서 뒷전으로 물러나면서 친이계 중진에게 지방선거에 나서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친이계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만약 총선이었으면 친박계 중진이 나서서 움직였겠지만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친박계 중진은 뒷짐을 지면서 친이계 중진들에게 계속 지방선거에 출마하라고 종용하는 그런 분위기인 것이다. 이에 대해 친이계는 불만이 많은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의 친이 친박 갈등은 당 내부의 문제에 기인한다. 상명하복식 당청관계 및 친박 독주에 대해 친이계가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승리를 해야만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다고 판단한 것도 갈등을 일으킨 원인이 되고 있다. 원희룡 전 의원에게 제주지사 출마를 압박하거나 김 전 총리를 서울시장 대신 경기지사로 돌리는 안이 검토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친이 친박의 갈등은 새누리당으로서는 치명적인 독이 되고 있다. 중진차출론 총동원령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이 속속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친이계의 반발이 이제 노골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더욱이 당을 이제는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친박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친이계의 목소리는 약한 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친박계의 운명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게 되면 친박계 입지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차기 당권 경쟁 역시 친이 친박 갈등에 보태고 있는 분위기다. 김무성 의원이 친박계 좌장이기는 하나 친이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친박계 입장에서 본다면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잡게 된다면 박 대통령과의 관계 역시 미묘복잡하게 된다. 한 친박계 인사는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잡는 즉시 박 대통령은 레임덕이 올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 의원이 단순히 당권만 노리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김 의원은 차기 대권도 노리고 있는 인물이다.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것은 결국 현 정권과도 대립각을 형성해야 한다.
그런 인물이 당권을 잡게 된다면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집권 2년차이기 때문에 아직도 여당의 대폭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권은 친박계인 서청원 의원이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친이계로서는 서청원 의원보다는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 따라서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경쟁이 곧 친이와 친박의 갈등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친이계의 모습은 뚜렷하다. 하나의 목표를 갖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수이다보니 의견이 조금만 갈려도 자신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친박계는 더욱 복잡하다. 친박계는 당 지도부와 일선 친박계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각종 사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으면서 다소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당 지도부는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는 반면 일선 친박계는 다소 복잡한 심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중진차출론 등을 꺼내들지만 일선 친박계는 지방선거 승리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의 의사도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다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이 친박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친이계는 “우리가 문제제기하면 계파 갈등이라고 부르는데 다소 억울하다. 당을 위해 쓴소리를 내뱉은 것인데 그것이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는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친이계나 친박계나 모두 새누리당이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것만은 알아줘야 한다. 단순히 계파 갈등이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친이계의 이런 억울함 호소에도 불구하고 친이 친박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그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그 갈등은 계속 증폭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