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실시의 결과에 따라 씨티은행의 앞날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56개 지점 폐쇄 계획에 반발, 30일 3200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파업이 결정되면 은행 파업으로는 2011년 SC은행 노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씨티은행 노조는 파업이 결정되면 5월 2일로 예정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 조정 후 단계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1단계 부서별 릴레이 휴가, 판촉활동 중단, 내부 보고서 작성 거부, 씨티그룹 본사와의 컨퍼런스 콜(전화회의) 및 영문 병기 거부 등에 들어간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언어사용 지침’이 만들어진 2006년 이후로 외국인 임직원이 보는 문서에는 한글과 영문을 병기해왔다.
2단계인 보험, 예·적금, 펀드 등 상품 판매 거부, 3단계로 부분 또는 영업점별 순회 파업을 거치고 이 후로는 전면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은행 경영에 타격을 주기 위해 6개월간의 태업을 진행하고 이후로는 시한부 총파업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했다.
또 성과관리프로그램(PMP)의 존재로 대기 발령이 가능한 SC은행과는 달리 대기 발령 제도가 없는 씨티은행은 파업유지가 수월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사측은 손해배상 청구로 맞서는 한편 비노조원 및 퇴직자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해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은행권의 경우 제조업과는 다르게 파업이 장기화하더라도 인감비 절감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허나 파업이 지속될 경우 노사갈등으로 인한 영업력 저하와 기업 이미지 추락 등 악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갈등은 사측이 190개 지점 중 56개를 폐쇄하기로 하며 일어났다. 지점이 폐쇄되면 65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노사는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관계자는 “점포 폐쇄는 고객 성향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결정된 것”이라며 “노조에 대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지금도 교섭을 진행 중이다”라 밝혔다.
또 파업으로 인한 업무장애 가능성에 대해 “파업이 결정되더라도 비노조원과 ATM기기 등 고객이 은행을 이용하시는데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 통합 후 지난해까지 총 1조 2,000여억원의 용역비를 지출했으며 2013년 기준 순익 2,191억원 중 83.5%에 달하는 1830억원이 용역비로 지출되는 등 과다한 용역비 지출로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사측은 “법률비, 전산사용료 등 여러 부분에 지출된 것을 뭉뚱그린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노조측의 성명서에서는 “대부분이 경영자문료, 전산사용료, 고개관리 등의 명목으로 씨티은행 본사와 씨티은행 그룹 계열사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씨티은행은 2011년에도 계열사에 경영자문료로 지출한 600여억원이 문제가 돼, 뒤늦게 관련 세금을 납부한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