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산업은행의 동부제철 인수 신경전...인수 전개는 어떻게
포스코와 산업은행의 동부제철 인수 신경전...인수 전개는 어떻게
  • 전승수 기자 nik11@abckr.net
  • 승인 2014.05.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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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뷰]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두고 포스코와 산업은행 간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애초 포스코는 지난달 말부터 16일까지 실사기한이었지만 산업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사를 들어아 약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 ⓒ뉴시스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 여부에 따라 업계의 변화가 예상되고,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이번 실사 연장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동양그룹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동부그룹 등 대기업들에 대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이에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2조 7천억 규모의 자구책을 내놓고,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동부익스프레스 등 계열사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다.

그런데 동부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방식에 대해 차질을 빚었다. 채권단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그다지 인기가 없다고 판단해 인기가 많은 동부발전당진과 묶어서 매각해야한다고 주장하며 포스코를 선정해 3월 말부터 접촉하기 시작했다.

반면,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바오산 철강 등 중국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동부그룹은 자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 중국 기업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별개 매각을 주장하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자구책의 신속한 이행을 요구하며 동부그룹이 요청한 1,400억 원 규모의 브릿지론에 대해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등 압력을 가했고, 금융당국까지 가세하자 지난달 동부그룹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산업은행에 자산 매각을 일임, 산업은행이 동부 패키지를 인수해 다시 제3자에 매각하는 중간 매각 성격에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 추진해왔다.

더불어 산업은행은 접촉해오던 포스코에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우선인수협상권을 부여하고,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경영권과 지분 20~30%를 매입하고 산업은행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가 나머지 70~80%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로 인수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해, 처분을 서두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만약 인수가 확정되면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를 저렴하게 넘겨받게 되고, 동부그룹은 최대 1조 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포스코의 사정은 다르다.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는 듯 보이나, 실상 등 떠밀려 인수에 나선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포스코 역시 정준양 전 회장의 임기를 거치며 비철 기업 인수 및 해외 자원 사업 등으로 36개 계열사를 70여 개로 늘리며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으나, 영업 이익률이 1/4로 줄어들고 기업 전체 부채 비율이 80%를 넘어서며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철강기업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을 피력하며 사업구조 개선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46 개의 계열사 중 철강, 소재, 에너지 등 주력사업 외의 계열사를 매각, 통·폐합 등을 통해 30여 개로 줄이고 7개 사업군으로 분류해 효율적으로 관리·경영해 나갈 방침으로, 외부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포스코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 패키지 인수를 떠안게 된 것으로, 이를 인수 시 시장에 과잉 공급되고 있는 컬러강판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다. 반면 당초의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목표와는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부담이 되기에, 포스코는 이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 인수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살피는 눈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뜻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시각과 함께, 산업은행과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 부담은 줄이고 동부 패키지를 인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권오준 회장의 사업구조 개선 방침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설이 동부 패키지 인수와 맞물려 흘러나오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및 에너지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2010년 포스코가 3조 3724억 원에 인수했다. 연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인수 비용이 워낙 큰데다 270%의 부채비율로 ‘계륵’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를 매각하고 동부 패키지를 인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반해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외부 사업 확장에 재무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본래 동부 패키지 인수 등이 논의 될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 이사회가 16일 개최됐으나, 실사 연장으로 동부 패키지 인사건을 제외한 앞으로의 개선 방안 등만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실사가 끝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실사가 더 필요하다면 더 연장이 될 수도 있다”라며 “(동부 패키지)인수 여부는 실사가 끝나지 않아 알 수 없다”라 말했다.

그는 이어서 “오늘(16일) 진행한 정기 이사회 논의 내용은 19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 답했다.

산은 관계자 역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실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으니 (언론들이) 추측을 하는 것 같은데, 실사 결과가 나와야하고 또 실사가 연장돼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이럴 것이다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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