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연 32조 원 규모의 서울시 기금을 관리하는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주요 시중은행이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금고 규모의 약 26%를 차지하는 서울시 금고를 맡게 되면 다른 기관 영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은행들의 목숨 건 쟁탈전이 벌어진 것.
현재 판세로 볼 때 현재 서울시금고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KB국민·KEB하나 등 4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NH농협과 IBK기업도 이해득실을 따지는 실무자 검토 단계를 밟고 있는 만큼 언제든 판에 뛰어들 가능성은 열려있다.
관건은 우리은행 메인 전산시스템의 대체 가능성과 지역사업 출연금 규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4년간 서울시에 연간 1400억 원의 출연금을 냈다. 당시 공개입찰 경쟁에 참여한 신한은 800억 원 수준, KB국민은 2800억 원 수준의 출연금을 제시해 3000억 원 안팎 수준이 될 전망이다.
1·2금고 갖기 위해 중복 입찰…이달 25~30일 제안서 접수
서울시는 오는 25일~30일 은행들의 제안서 접수를 시작으로 내달 중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한 뒤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자금 관리는 일반·특별회계를 관리하는 제1금고와 식품진흥기금, 성평등 기금 등 기금운용액을 관리하는 제2금고로 나뉜다.
올해 처음으로 1·2금고를 분리해 입찰을 진행하는 만큼 1금고에 선정된 은행이 2금고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서울시 1·2금고를 모두 쟁탈하기 위해 중복 입찰한 상황.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사는 104년의 자금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타 은행이 선정되면 복잡한 서울시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역량과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